옥상에 물이 고이는 이유, 물매와 드레인부터 봅니다
비가 그치고 며칠이 지났는데도 옥상 한쪽에 물이 남아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얕게 깔린 물이라 대수롭지 않게 넘기시는데, 방수층 입장에서는 그 자리만 계속 물에 잠겨 있는 셈입니다.
물고임은 그 자체로 누수를 만들지는 않습니다. 다만 같은 옥상에서 그 자리만 먼저 늙게 만듭니다. 아래는 물이 고이는 구조적 원인과, 국가건설기준이 배수에 대해 요구하는 조건을 정리한 것입니다.
1. 고인 물이 하는 일
물이 남아 있는 자리는 마르는 시간이 없습니다. 도막이 늘 젖어 있으면 자외선과 온도 변화에 더 빨리 반응하고, 겨울에는 그 물이 얼면서 부피가 늘어 도막을 밀어냅니다. 이물질과 낙엽이 쌓여 배수를 더 막고, 그 아래에서 이끼가 자라기도 합니다.
이미 미세한 균열이나 핀홀이 있는 자리에 물이 고여 있으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마른 상태라면 비가 올 때만 잠깐 스며들 물이, 고인 상태에서는 하루 종일 밀고 들어갑니다. 옥상 하자 조사에서 물고임이 상위에 오르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순천 지역 13개 현장을 조사한 연구에서는 물고임(바탕 평면 불량)이 25%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습니다.
2. 기준이 정한 물매는 두 가지입니다
옥상 물매는 마감 방식에 따라 다르게 정해져 있습니다. 이 구분을 모르고 한 가지 수치로만 시공하면 노출 방수 옥상에서 물이 빠지지 않습니다.
| 마감 방식 | 바탕 물매 |
| 현장타설 콘크리트, 콘크리트 평판, 아스팔트 콘크리트, 자갈 등으로 방수층을 보호하는 경우 | 1/100 ~ 1/50 |
| 마감을 보호도료(탑코트) 도포로 하거나 마감을 두지 않는 경우 | 1/50 ~ 1/20 |
노출 방수 쪽 물매가 더 급합니다. 보호층이 없으면 물이 더 빨리 빠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같은 기준은 여기에 더해 “방수바탕은 물이 고이지 않고 빨리 배수될 수 있도록 한다”고 못박고, 시공 직전 바탕 형상 역시 물이 고이지 않고 빨리 배수되도록 만들어져 있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3. 드레인은 개수와 높이가 정해져 있습니다
물매가 맞아도 물이 나갈 구멍이 잘못돼 있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기준은 드레인에 대해 구체적인 수치를 정하고 있습니다.
- 드레인은 기본 2개 이상 설치합니다. 지붕의 면적과 형상, 강우량을 보고 설계 단계에서 개수와 위치를 정하되, 설계도서에 특별한 지시가 없으면 6m 간격 설치를 권장합니다.
- 드레인 몸체의 높이를 주변 콘크리트 표면보다 약 30mm 정도 내려서 설치합니다. 주변과 같은 높이면 물이 마지막까지 빠지지 않습니다.
- 콘크리트 타설 시 반경 300mm를 전후해 드레인을 향해 경사지게 물매를 두고 표면 고르기를 합니다.
- 드레인은 콘크리트 타설 전에 거푸집에 고정시켜 매립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나중에 뚫어 넣은 드레인은 주변부터 샙니다.
- 설비물의 기초는 배수에 지장이 없는 위치에 설치해야 합니다. 실외기 받침이 물길을 막고 있는 옥상이 의외로 많습니다.
드레인 자체의 재질과 기능은 KS F 4522 루프 드레인(평지붕용)에 준하도록 규정돼 있습니다. 설비 쪽 기준은 방수공사가 끝난 뒤 방수층 받이테의 물 빼기 구멍이 막혔는지 확인한 다음 누름쇠를 설치하도록 정합니다. 이 확인을 건너뛰면 드레인이 있어도 물이 빠지지 않습니다.
4. 드레인 개수는 계산식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가끔 “배수면적으로 드레인 개수를 산정한다”는 설명을 보는데, 국내 공식 기준을 확인해 보면 그런 산정식은 없습니다. 개수에 관한 공식 문언은 앞서 말한 2개 이상, 6m 간격 권장이 전부입니다.
대신 관 지름은 표로 정해져 있습니다. KDS 31 30 35 우수설비는 옥내외 우수 수직관의 크기를 그 지역의 시간최대강우량을 기준으로 정하도록 하고, 관지름과 강우량 조합별로 감당 가능한 수평투영 지붕면적을 표로 제시합니다. 예를 들어 강우량 100mm/h 조건에서 DN 100은 427㎡, DN 150은 1,254㎡를 담당합니다. 수평지관의 기울기는 별도 승인이 없으면 1/100 이상으로 합니다.
또 하나, 루프드레인과 우수관 지름을 정할 때는 지붕으로 빗물이 흘러드는 모든 수직 벽 면적의 1/2을 수평투영 지붕면적에 더해 산정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옆 벽면을 타고 내려오는 물까지 계산에 넣으라는 뜻입니다.
5. 물이 며칠까지 고여 있으면 하자인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입니다. 정직하게 말씀드리면 물고임에 대한 정량 기준은 국내 공식 기준에 없습니다. “몇 시간 안에 빠져야 한다”, “깊이 몇 mm 이상이면 하자” 같은 수치는 KCS에도, KDS에도, 국토교통부 하자판정기준에도 나오지 않습니다.
대신 국토교통부 고시 「공동주택 하자의 조사, 보수비용 산정 및 하자판정기준」 제20조(바닥 배수물매)는 정성적으로 규정합니다. 옥내 지하주차장 등의 바닥 일정 부위에 물이 장시간 고이거나 역물매가 형성되어 배수가 원활하지 아니한 경우를 시공하자로 봅니다. 설계도면에 옥상이나 지상주차장의 배수물매가 표시되지 않았더라도, 물이 장시간 고이거나 배수가 원활하지 않으면 시공하자로 본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예외도 함께 둡니다. 소량의 물이 기능상 지장을 초래하지 아니할 정도로 고이는 경우와 설계 당시부터 배수 물매가 고려되지 않은 경우는 하자로 보지 않습니다.
조사 방법도 명시돼 있습니다. 강우에 노출되는 옥상바닥이나 지상주차장 바닥은 비가 온 후 물이 빠진 상태의 흔적, 또는 물이 고여 있는 상태를 조사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도 물고임을 볼 때 그날 고인 물의 깊이를 재기보다, 바닥에 남은 물때와 오염 자국의 경계선을 먼저 봅니다. 그 선이 상습적으로 물이 머무는 범위입니다.
6. 담수시험은 48시간입니다
방수 완료 후 확인 방법도 기준에 있습니다. 담수시험은 다음 순서로 합니다.
- 배수트랩과 루프드레인 등 배수 구멍에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막습니다.
- 방수층 끝부분이 감기지 않도록 물을 채우고 48시간 정도 누수 여부를 확인합니다. 필요하면 치켜올림 높이까지 채우고 48시간 정도 더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누수가 없음을 확인한 뒤 담수한 물을 배수구로 흘려보내 배수 상태를 확인합니다.
마지막 항목이 물고임과 직결됩니다. 담수시험은 새는지만 보는 절차가 아니라 물이 제대로 빠지는지까지 확인하는 절차입니다. 준공 시 이 확인이 있었는지 기록을 보시면 됩니다.
7. 현장에서 보는 순서
- 물이 고이는 위치를 도면에 표시하고 드레인 위치와 대조합니다. 드레인에서 먼 구석인지, 드레인 바로 옆인지에 따라 원인이 다릅니다.
- 드레인 주변 30mm 단차와 반경 300mm 물매가 살아 있는지 확인합니다. 재도장이나 덧방을 반복하면서 단차가 메워진 옥상이 많습니다.
- 드레인 스트레이너와 받이테 물 빼기 구멍의 막힘을 봅니다. 낙엽 한 줌으로 옥상 절반이 잠기기도 합니다.
- 설비 기초, 실외기 받침, 조경 화분이 물길을 가로막고 있는지 봅니다.
- 고인 자리의 도막 상태를 확인합니다. 그 부분만 부풀거나 갈라져 있으면 이미 진행된 상태입니다.
보수 방향은 원인에 따라 갈립니다. 물매 자체가 잘못됐다면 구배 모르타르로 잡아야 하고, 드레인 단차가 메워진 것이라면 그 주변만 정리해도 해결됩니다. 도막이 이미 상한 자리는 들뜸·부풀음과 균열 진단을 함께 진행합니다.
8. 자주 묻는 질문
물만 고일 뿐 새지는 않는데 그냥 둬도 되나요
당장 누수가 없어도 그 자리만 수명이 짧아집니다. 겨울에 얼면서 도막을 밀어내고, 미세 균열이 있으면 물이 하루 종일 밀고 들어갑니다. 다른 곳보다 먼저 손봐야 할 자리가 됩니다.
구배 모르타르로 물매를 다시 잡으면 되나요
가능한 방법이지만 하중과 높이를 함께 봐야 합니다. 두껍게 올리면 슬래브에 하중이 늘고, 문턱과 치켜올림 높이가 줄어듭니다. 드레인 단차나 배수구 막힘처럼 더 간단한 원인이 없는지 먼저 확인한 뒤 결정합니다.
드레인을 더 뚫으면 해결되지 않나요
기준은 드레인을 콘크리트 타설 전에 매립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나중에 뚫어 넣은 드레인은 주변 처리가 어려워 그 자리가 새로운 누수 지점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추가가 필요하다면 관통부 처리를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물고임이 있으면 방수 보증을 못 받나요
업체와 계약 조건에 따라 다릅니다. 다만 하자판정기준은 소량의 물이 기능상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로 고이는 경우와 설계 당시부터 배수 물매가 고려되지 않은 경우를 하자에서 제외하고 있습니다. 준공 도면에 물매가 어떻게 표시돼 있는지가 판단의 출발점이 됩니다.
9. 현장을 보고 방법을 정합니다
물고임은 방수재를 다시 바른다고 없어지지 않습니다. 물매와 드레인, 물길을 막는 구조물까지 함께 봐야 원인이 나옵니다. 하우건설은 고인 위치와 드레인 조건, 도막 상태를 확인한 뒤 구배 조정과 배수 정리, 방수 보수의 범위를 정합니다.
공법별 상세는 폴리우레탄 도막 방수와 폴리우레아 도막 방수 페이지에 있고, 진행한 현장은 시공사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물이 고인 상태의 사진과 대략적인 면적만 알려 주셔도 검토가 가능합니다. 대표전화 1533-0460 또는 문의하기로 연락 주십시오.
본문에서 인용한 기준
- 국가건설기준 KCS 41 40 01 방수공사 일반(2021) — 물매(3.1.3), 바탕 형상(3.1.5), 드레인 설치(3.1.7), 설비 기초(3.1.8), 담수시험(3.7.4)
- 국가건설기준 KDS 31 30 35 우수설비(2021) — 우수 수직관 크기 산정, 수평지관 기울기, 수직 벽면적 가산
- 국가건설기준 KCS 31 30 25 배수통기설비공사(2021) — 루프 드레인 재질, 옥상 바닥배수구 설치
- 국가법령정보센터 국토교통부 고시 「공동주택 하자의 조사, 보수비용 산정 및 하자판정기준」 제20조(바닥 배수물매), 제58조(바닥 배수물매 조사)
- 신형존, 「옥상 방수에 있어서 폴리우레탄 도막방수의 하자발생 유형에 관한 연구」, 한국건설관리학회논문집 제6권 3호, 2005 — 13개 현장 하자 유형 비율
본문의 수치와 규정은 국가건설기준센터가 공개한 표준시방서와 국토교통부 고시를 근거로 정리한 것입니다. 고시 조문은 개정될 수 있으므로 실제 분쟁 시에는 해당 시점의 현행 고시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